[김정일 2주기] 김경희 건강악화설·실각설… 이설주 보이고 김경희 안보여

입력 2013-12-18 02:33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건강악화설과 장성택 처형에 따른 충격설이 불참 배경으로 거론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입장에서는 김경희의 행사 참석이 장성택 숙청의 명분과 당위성을 과시하는 데 유리하다”며 “김경희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비서의 건강악화설은 지난 2월 김 비서가 쓰러진 뒤 혼수상태에 있다는 설이 돌았으며, 최근에는 중증의 치매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김 비서는 장성택과의 불화, 프랑스에 유학하던 딸 장금송의 2006년 자살 사건 등으로 우울증과 심한 알코올 중독 증상을 보였고 간경화로 치료받기도 했다.

장성택 처형의 충격으로 참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김 비서가 장성택과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해왔지만 함께 김정은 정권 출범을 도와온 남편의 처형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상 실각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비서가 지난 15일 사망한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에 6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실권은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한편 김 제1비서의 부인 이설주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남편과 함께 참배했다. 지난 10월 16일 이후 62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선 것이다. 검은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이설주는 특히 참배 내내 김 제1비서의 바로 오른편에 있었다. 태양궁전 내부에 들어갈 때는 김 제1비서와 팔짱을 끼는 모습도 나왔고, 도열해 있던 고위간부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살이 다소 빠져 보였다.

김 제1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의 아들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김한솔은 르아브르시 파리정치대학의 기숙사에서 프랑스 국립경찰 사복 요원의 밀착 경호를 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김 제1비서의 삼촌인 김평일 주폴란드 북한대사는 현지에 계속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