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책 주춤… 동네책방 부활

입력 2013-12-18 01:37

미국의 대형 서점인 ‘보더스’가 파산하고 ‘반스 앤드 노블스’마저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동네서점이 부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최근 미국에서 전자책과 종이책을 함께 즐기는 ‘하이브리드’ 독자층이 늘어나면서 이처럼 ‘옛날식’ 동네서점 바람이 새롭게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 메릴랜드주(州) 프레데릭 시내에는 얼마 전 ‘큐리어스 이구아나(Curious Iguana)’라는 서점이 생겼다. 논픽션과 짧은 단편, 시집을 주로 판다. 주인 마를린 잉글랜드씨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서점을 여느냐고 했지만 정말 문을 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모두가 동네서점이 종말을 고했다고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서적소매상단체인 미국서점협회(ABA) 집계에 따르면 2008년 1600곳까지 줄었던 회원사 수가 올해 2022곳으로 6.4% 증가했고, 지난해 서적 판매량도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유명 동네서점은 건재하기까지 하다. 뉴욕 브루클린의 ‘워드(Word)’는 인근에 새로운 점포를 열었고, 미시간주(州) 칼라마주의 ‘북버그(Bookbug)’는 점포 규모를 확장했다. 워싱턴DC의 ‘폴리틱스 앤드 프로스(Politics and Prose)’에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두 딸을 데리고 방문, 책 20여권을 구입해 화제가 됐다.

전자책 인기가 주춤해진 것도 동네서점 부활에 영향을 미쳤다. 2011년 전년 대비 159%나 급증했던 전자책 판매는 지난해 28%에 이어 올 1분기에는 5%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모든 동네서점이 잘되는 건 아니다. 전자책은 출판·서점업계가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대세가 된 상황이다. 전자책에 익숙하지만 동시에 종이책의 친숙함도 즐기고 싶은 독자층을 파고드는 게 관건이다. 잉글랜드씨는 “서점을 내기 전 시장수요조사를 했더니 수입·교육·사회적 지위가 평균 이상인 소비자는 무미건조한 온라인 주문이 아닌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 사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