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국 첫 노인성문화 축제 대성황

입력 2013-12-17 17:26

[쿠키 사회] “노년기 성행위는 노화를 막아주고 배우자와의 친밀감을 높여 줍니다.”

17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 로비에서 전국 처음으로 열린 노인 성문화 축제에서 사회자가 “성별에 따른 호르몬 변화만 있을 뿐 성적 욕구가 줄지는 않는다. 원만한 성생활을 통해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이나 단체로 참여한 노인 500여명이 몰려 성 체험존, 자기관리존, 건강존 등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성 체험존에서는 성지식 OX 퀴즈가 진행됐다.

여성 사회자가 “나이가 들면 성적 욕구가 감퇴한다” “노년기 성행위는 건강에 좋지 않다”가 맞는지 잇따라 묻자 참가한 노인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정답은 모두 ‘X’.

바로 옆에서는 성 보조기구 종류와 기능, 사용법 등을 설명하며 남성용 피임도구와 여성용 보조도구를 나눠주자 못이기는 척 받아갔다.

성에 대한 느낌을 묻는 설문 판에는 사랑에 가장 많은 스티커가 붙여졌으며 즐거움, 행복, 아름다움 등이 뒤를 이었다.

노창희(75)씨는 “70대 이상은 성에 대해 수치스러워하는 세대”라며 “지금껏 자식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 자신을 돌아보게 해 주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성문화 축제지만 역시 건강존에 가장 많이 몰렸다. 간단한 건강검진과 함께 비뇨기과 상담, 한방진료 등이 진행됐다. 메이크업과 네일아트를 체험하는 여성 노인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사진을 촬영하려고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이날 청사 대강당에서는 노인 스포츠댄스·에어로빅·하모니카 동아리 공연과 노인 성문화 선언문 낭독,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의 특강 등이 열렸다.

박영순(74·여)씨는 “체험 부스마다 길게 줄을 설정도로 노인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고 조금 놀랐다”며 “노년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의정부=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