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전셋값이 매매가 따라잡았다

입력 2013-12-17 02:37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 대거 몰린 유성구 노은지구 아파트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 일부 아파트가 전세가와 매매가가 비슷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대전 지역 부동산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이 대거 노은지구로 몰려 전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노은지구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는 반석마을 6단지 전용면적 84㎡형으로 2억6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또 반석마을 7단지 84㎡형은 2억3500만∼2억4000만원, 열매마을 11단지 128㎡형이 3억원의 시세로 전세 및 매매가격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아파트는 노은지구에서도 세종시에 더 인접한 아파트다.

이 지역은 세종시 정부청사와 차량으로 20분 내외 거리여서 출퇴근이 가능한 곳이다. 또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주 공무원들이 입주 전 임시 거처로 노은지구를 선택하고 있다.

노은지구 한 공인중개사는 “노은지구 반석동과 노은동 아파트 전세 계약자들 중 세종시 이주 공무원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세종시에서 분양을 받은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2년 전세를 계약하는 수요층들이 점점 많아지는 분위기”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노은지구 전세가가 큰 오름세를 보였다. 올 들어 노은지구 일대의 전세가격이 평균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세종시 아파트 입주 시기인 1∼2년 안에 정상화될 수 있는 일시적인 것으로 전세금을 내주지 못하는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기존 세입자들만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올려 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세입자들은 전세가격을 올려주지 못해 변두리 아파트로 이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전지역 직장인 장모(55)씨는 “노은지구의 전세가격이 급등해 기존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대다수 세입자들이 기존 금액에 맞춰 타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