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사 임박… 임원 수 줄고 젊어질 듯
입력 2013-12-17 01:36
은행권 최대 관심사였던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한동우 회장의 연임 확정으로 마무리됐지만 은행권 고위급 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을 비롯해 내년 3월까지 은행장 6명이 교체냐 연임이냐의 기로에 선다. 행장을 제외한 각 은행 임원 인사도 연말이나 연초에 잇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업은행장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출신 인사 몇몇의 내정설이 퍼진 가운데 일각에선 첫 공채 출신 행장인 조준희 행장의 연임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기도 한다.
조 행장이 이명박정부 때 임명된 사람인 데다 기업은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거의 없어 교체가 유력하지만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듭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그룹에선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 이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하나금융의 임원 임기는 기본 2년이고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밖에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만료되며, 박영빈 경남은행장과 허창기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부행장급 임원 인사는 은행마다 사정이 달라 ‘태풍’이 될지 ‘미풍’에 그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우리은행은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 전원을 유임시켰다. 민영화를 앞두고 조직 안정을 위해 인사 폭을 최소화한 것이다.
다만 CEO가 바뀌는 곳에선 임원 변동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김주하 행장을 선임한 농협은행은 이번주 부행장 인사를 실시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4명 중 일부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신한금융에선 지주사와 은행 임원 일부의 자리이동이 예상된다. 한 회장과 서진원 행장 체제에서 대규모 인사를 한 적이 없어 3년 넘게 재임한 임원이 많다.
은행들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 때문에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면서 임원 자리를 줄여가는 추세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조직 개편을 하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본부장급 임원 자리를 1∼2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은행권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도 이뤄져 임원 주축이 1950년대생에서 60년대생(50대 초반)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7개 은행(우리·농협·신한·국민·하나·외환·기업은행)의 부행장급 임원 69명의 평균 연령은 55.6세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