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통치 2주년] 김정은, 사흘째 현지지도 왜?… 체제 건재 대내외 과시

입력 2013-12-17 01:34

북한 언론이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모습을 사흘째 집중 보도하고 있다. ‘2인자’ 처형 이후에도 북한 체제가 건재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포정치’에 짓눌린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의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고모부를 무자비하게 처형시킨 조카’라는 냉혹한 독재자 이미지를 상쇄하고 ‘온화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제1위원장이 군 제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무자비한 장성택 처형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수산사업소 물고기 절임창고 등에서 물고기들을 보고 “포탄들이 차 있는 탄약 창고 같다”며 묘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5월 27일에도 이곳을 방문해 어선 4척을 선물하며 “매 고깃배당 해마다 (물고기) 1000t은 잡아야 한다”며 이를 달성할 경우 자신에게 편지로 알려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이 수산사업소로부터 지난 6개월 동안 물고기 4000t을 잡았다는 편지를 받고 지난 11일 친필로 격려 답장을 보낸 데 이어 직접 현장을 다시 방문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수산사업소 지배인을 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하며 사업소 종업원들에게 군 최고사령관 명의의 ‘감사’를 표시했다. 또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이들을 평양에 초청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이 이처럼 자상한 면모를 보인 이유는 장성택 처형 이후 인민들 사이에 인식되고 있는 냉혹한 독재자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주민들과의 작은 약속도 지키는 따뜻한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앞서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완공을 앞둔 마식령스키장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또 김국태 노동당 검열위원장의 빈소도 방문해 애도했다. 그는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등 한껏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개혁 노선을 이끈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 경제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는 북한 고위관리의 주장이 나왔다. 윤영석 조선경제개발협회 국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성택 일당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후과를 미쳤다고는 하지만 우리 조선인민공화국 경제정책에는 다른 변화가 일체 없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