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통치 2주년] “김정은, 후세인 떠오르게 한다” 케리 국무, 무자비함 비판

입력 2013-12-17 01:28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무자비함을 비난했다. 미국은 또 장성택 처형이 인권과 인간존엄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보고 국제사회에서 대응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장성택 처형 사건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비슷한 짓을 저지르던 동영상을 떠오르게 한다”며 “후세인이 군중 가운데 사람들을 뽑아내 앉은 채로 고문을 하는데 아무도 감히 움직이거나 대응하려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독재를 일삼던 후세인 전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으로 체포돼 2006년 12월 사형에 처해졌다.

케리 장관은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자리를 걱정하며 잠재적 정적 또는 경쟁자를 제거하는 ‘공작’을 보면 그가 얼마나 즉흥적이고 괴팍하며 정권 내부가 불안정한지 확인할 수 있다”며 “난폭하고 무자비한 정권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불길한 징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 엘리트를 처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몇 달간에 걸쳐 상당한 횟수의 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김 제1위원장과 같은 인물의 수중에 핵무기가 있는 것은 훨씬 더 용납하기 어려워졌다”며 “국제사회가 왜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단합된 입장을 보여야 하는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장성택 처형이 유엔 인권규약이나 결의안을 위반한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대응하는 한편 북한 인권 시스템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4년 10월 ‘북한 인권법’을 발효시켰다. 이 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 신장과 북한 주민의 인도적 지원, 탈북자 보호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미국 내 북한 인권단체와 의회도 장성택 처형이 북한이 가입한 유엔 인권규약이나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미국 정부와 유엔을 상대로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