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D 핵심장비 ‘노광기’ 국내 첫 개발
입력 2013-12-17 01:28
TV와 모니터 등 평판 디스플레이(FPD)를 만들 때 꼭 필요한 ‘노광기’의 핵심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그동안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해온 기술이어서 앞으로 약 6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의 핵심장비인 ‘8세대급 디지털 노광기’의 핵심기술을 국내 대·중소기업, 학계가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노광기는 평판 디스플레이의 원재료인 유리기판에 회로를 생성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빛을 쪼여주는 기기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30∼4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지만 만들기가 무척 까다로워 국내 업체는 일본 니콘과 캐논에서 장비를 수입해 썼다. 가격이 7세대는 대당 100억원, 8세대는 대당 200억∼300억원이나 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장비 수입액은 5억8000만 달러(약 6100억원)였다. 디스플레이 5대 핵심 장비 중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노광기 기술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유리기판 위에 포토마스크라는 필름을 올려놓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빛을 쪼이는 작업을 했으나 앞으로는 포토마스크 없이도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연간 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공정 조건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기술이 외국 장비기업을 통해 유출되는 위험도 막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해당 기술을 수출할 생각이다.
연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코아시스템즈, 풍산시스템, 연세대 등 산·학·연 관련 기관 21곳이 참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쟁 관계인 삼성과 LG전자가 협력관계로 연구에 참여하고 중소기업에 첨단기술이 이전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5년간 약 212억원을 전자정보디바이스 산업원천기술 개발 사업에 지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