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통치 2주년] 中, 對北정책 변화 가능성
입력 2013-12-17 02:29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에 대한 중국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우선 김 제1위원장의 비인간적인 ‘총구(銃口)정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기존 대북관계에서 북한의 불안한 정정에 대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야 할 형편이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가 한반도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북한의 리더십과 내부 상황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장성택은 북한의 대표적인 ‘친중 인사’였다. 그의 갑작스러운 처형은 중국 정부에 곤혹스러움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 정부는 장성택 처형을 ‘북한 내부 사안’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장기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대북관(對北觀)을 바꿔놓을 공산이 높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맞서는 ‘완충지대(buffer zone)’로서의 전략적 가치보다 국제적 비난 여론을 한 몸에 받는 ‘골칫덩어리 이웃’으로서의 부담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장성택 실각 사실을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해 큰 심리적 충격을 느꼈을 것”이라며 “표면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내부적으로 대북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16일 “중국 지식인들은 장성택 처형을 김정은의 정치적 자살로 보고 있다”며 “친중 인사가 사라진 북한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지 등을 놓고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혁상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