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UAE 아부다비보건청 환자송출 담당국장 “한국 의료 경험한 환자들 깜짝 놀라”
입력 2013-12-17 02:49
“처음 환자들에게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겠느냐’고 물었을 때 심한 저항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저항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 의료를 경험한 환자들로부터 놀라운 성공 이야기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중동 환자들을 위한 지원기관인 ‘중동 보건의료 협력지원센터’ 개소식에 맞춰 16일 한국을 방문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보건청의 알리 오바이드 알 알리 환자송출 담당국장은 초창기 한국에서 치료받기를 거부했던 고혈압 환자의 아버지 이야기를 전해줬다. 중동 지역에서 한국 의료를 바라보는 눈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보건청 의료위원회가 고혈압을 앓는 소년을 한국에 보내려고 하자 아버지가 ‘미국에 가겠다’며 반대를 많이 했다. 주치의가 ‘한국에 가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까지 말한 모양이더라. 설득 끝에 한국에 와서 심장동맥에 풍선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결과가 아주 성공적이어서 아버지가 귀국 후 내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알리 국장은 한국 의료의 경쟁력으로 효율성을 꼽았다. 그는 “치료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훨씬 짧은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며 “언제 의사를 만나고 수술을 받을지, 비용은 얼마인지를 미리 알 수 있어 환자들이 만족스러워한다. 물론 결과도 좋다”고 말했다.
UAE에서 거두고 있는 과실은 중동 지역에서 의료 수출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애쓴 정부 노력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알리 국장은 한국과의 의료 교류에 대해 “아주 특별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부분 환자들은 태국이나 영국, 독일에 가서 그 지역 의료를 먼저 경험했다. 한국은 반대였다. 한국 정부가 먼저 와서 우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보건청이 국비를 들여 한국에 송출하는 환자는 지난해 273건에서 올해 11월 현재 382건으로 늘었다. 한국은 독일 미국 영국에 이어 아부다비 환자를 많이 받는 네 번째 국가다. 아부다비 환자의 1인당 진료 수익은 전체 외국인 환자 평균(168만원)의 34배인 5700만원이나 된다. 동반가족 체류비용도 8000만원으로 평균(275만원)의 29배다. 내년에 환자가 예상대로 1400명 정도로 늘면 경제적 효과는 2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중동 지역 환자 및 의사 연수생들을 위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동 보건의료 협력지원센터’를 서울 이태원에 열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