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최초 개신교회 ‘썽콘교회’… 불교국 라오스서 100년 넘게 기독교 신앙 지켜
입력 2013-12-17 01:34
지난달 말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한 취재진은 자동차로 8시간을 달려 메콩강 상류 메잠폰강에 도착했다. 뗏목으로 강을 건넌 후 다시 미니트럭을 개조한 마을버스를 타고 흙먼지 길을 한참 달리자 마을 한가운데 번듯하게 자리 잡은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사바나켓주(州) 썽콘군 동사왕 마을에 위치한 라오스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썽콘교회다.
라오스는 인구의 90%가 소승불교를 믿는 불교국가다. 주변에 온통 불교사원이 넘쳐나고 사회주의 체제의 핍박도 있었지만, 이곳만큼은 마을 주민 전체가 100년 넘게 오롯이 기독교 신앙을 지켜오고 있다. 동사왕 마을 쿤미(52) 이장은 “현재 우리 마을엔 342가정 2285명이 거주하는데, 모두 크리스천”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랜 암흑기를 지나 최근 라오스에는 부흥의 불길이 조용히 지펴지고 있다. 기독교 전파는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공인된 교회와 비공식 가정교회를 합한 교회 수는 700여 곳으로 추정된다. 700만 라오스 국민 중 개신교 신자 비율은 2%가 조금 넘는 16만명 정도다. 10년 전 3만여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성장했다.
라오스 선교의 거점 역할을 하는 동사왕 마을에선 행정이 자치적으로 이루어지고 초등학교도 마을에서 직접 운영한다. 330명이 다니는 학교는 시설이 열악해 낡은 창고와 다름없었다. 양철 지붕은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칠판 역시 너무 낡아 판서조차 힘들어 보였다.
취재에 동행한 왕보현(54·남대문교회) 안수집사는 “믿음생활이 척박할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 가난하고 헐벗은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건축은 하나님이 예비하심을 알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과 사랑이 이곳에서 펼쳐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썽콘(라오스)=글·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