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만 투입했을 뿐인데… PSV 모처럼 골 폭풍

입력 2013-12-17 01:30

박지성(32)이 부상 2개월여 만에 선발로 나와 ‘가을잠’에 빠진 소속팀 PSV 에인트호벤을 흔들어 깨웠다. 박지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에인트호벤의 경기력은 큰 차이를 보였다.

박지성은 16일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17라운드 FC위트레흐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9월 29일 상대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부상당한 뒤 79일 만의 선발 출전이다.

필립 코쿠(43) 감독이 경기 시작과 함께 펼친 4-3-3 포메이션에서 박지성의 위치는 과거와 달랐다. 그동안 왼쪽 측면이나 중앙을 오가며 골문을 겨냥한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왼쪽 공격수 멤피스 디페이(19)와 호흡을 맞추면서 오른쪽 풀백인 산티아고 아리아스(21)와 공수를 조율하는 것이 박지성의 임무였다.

박지성은 넓은 활동 영역과 적극적인 공수 가담으로 흐름을 이끌었다. 1대 0으로 앞선 전반 13분에는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길게 넘긴 공을 데파이에게 연결하며 결승골을 합작했다. 데파이는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전반 43분에는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때린 슛이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지만 상대 수비진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박지성은 4대 1로 앞선 후반 34분 미드필더 루치아노 나르싱(23)과 교체됐다. 에인트호벤은 후반 45분 미드필더 아담 마헤르(20)의 추가골을 더해 5대 1로 승리했다.

지난 10월 20일 흐로닝언과의 10라운드부터 시작된 리그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의 사슬을 끊는 대승이었다. 에인트호벤은 중간전적 6승5무6패(승점 23)를 기록, 순위를 9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6위 흐로닝언(승점 24)을 승점 1점차로 추격하며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현재 6∼8위 3팀이 모두 승점 24점에 골득실로 순위가 갈려 있는 상황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