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거위’ 음원 서비스 시장 진출 러시
입력 2013-12-17 01:33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음원 서비스 시장이 ‘황금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보이자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포털, 메신저 서비스 업체 등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가장 먼저 음원 서비스 시장에 진입했다.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음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자사 가입자들에게 요금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1위는 ‘멜론’이다. SK텔레콤은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멜론’을 통해 가입자에게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전용 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음원 서비스 시장 1위인 멜론은 320만곡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고, ‘고음질 전용관’도 운영한다. KT는 자사 음원 서비스 ‘지니’와 연계된 요금제로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해외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베트남 통신사 비에텔에 K팝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통신사와 음원 및 영상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엠넷 ‘HD뮤직’을 통해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월 4000∼5000원에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 없이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와 엠넷 닷컴 VOD 영상 다시보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음원 서비스 시장이 커지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단말기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음원 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와 손잡고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서만 이용 가능한 삼성 뮤직을 내놓았다. 자사 단말기 이용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음원 서비스 업체 벅스뮤직과 손잡고 ‘카카오 뮤직’을 시작했다. 카카오 뮤직은 친구의 ‘뮤직룸’에 들어가 친구가 구입한 음원을 같이 들을 수 있도록 해 ‘공유’라는 SNS 특유의 장점을 부각했다. 포털 업체 구글도 국내에서 유료 음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음원 서비스 시장이 뜨겁게 달궈진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나만의 맞춤형 음악을 듣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질 좋은 음악 서비스를 빠른 네트워크로 즐기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업체는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 보니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앞 다퉈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다만 너도나도 뛰어드는 탓에 과열·출혈경쟁만 심해진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동통신사들은 LTE 네트워크를 통해 고화질 영상, 고음질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힘든 ‘고음질 음원’ 경쟁을 시작했다. 여기에다 음원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소비자 저항이 커 서비스 이용료는 제자리걸음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6일 “디지털 음원 시장이 매년 1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특히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뮤직비디오 등)으로 고객 패턴이 이동 중”이라면서 “하지만 음원 가격 인상에 맞춰 서비스 이용료를 올릴 수 없는데 경쟁은 심화되고 있어 결국 마케팅 비용만 증가하고 수익성이 나빠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