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의도 ‘따로’ 관객들 생각 ‘따로’… 벨기에 작가 쿤 반 덴 브룩 신작 15점
입력 2013-12-17 01:34
벨기에 작가 쿤 반 덴 브룩(40)의 그림을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초등학교 때 색종이를 뜯어 붙인 콜라주 같은 그림이라고? 이 작품의 제목은 ‘Bird(새)’(사진)다. 그러고 보니 새처럼 보인다고? 그렇다. 그림이란 것이 작가의 의도와 관객의 시선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작가의 생각과 관계없이 관람객이 주관적으로 보고 느끼면 그만이다.
유럽 현대미술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는 작가는 원래 건축학도였다. 그래서 도로와 교통의 구조물을 캔버스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여행 도중 직접 찍은 사진을 골라 작업하는 방식을 15년간 반복해왔다. 작업실에 사진 수천 장을 펼쳐 놓고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 작품을 구상했다. 이 가운데 도시 구조물의 이미지를 선과 면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이 ‘자일론(Zylon)’이라는 타이틀로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내년 1월 29일까지 열린다. 추상성이 더욱 가미된 신작 15점을 선보인다. 채도가 높은 선과 면, 그림자처럼 보이는 검은 덩어리 등 관념적인 작품들이다. 전시 개막에 맞춰 최근 내한한 작가는 “모든 작품의 베이스는 어딘가에 있었던 장소와 공간”이라고 말했다(02-597-570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