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상상력을 자극하라… 연극의 향연에 초대합니다

입력 2013-12-17 01:33


올해 가장 주목 받았던 아동·청소년 연극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축제 마당이 펼쳐진다. 다음달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리는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다.

아시테지(ASSITEJ) 한국본부는 16일 “흥미 위주의 어린이 공연과 달리 학교 폭력, 종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비무장지대(DMZ) 등 사회적으로 묵직한 주제를 통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연극적 표현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맨발땅 이야기’는 DMZ에 사는 주인공 도리와 토리를 통해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청소년전문극단 진동의 ‘18청춘잔혹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자살을 예고한 글을 올린 학생을 찾는 과정을 통해 학교 폭력 등으로 얼룩진 학교의 이면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극단 민들레가 공연하는 ‘꽃할머니’는 2011년 세상을 떠난 심달연 할머니의 실제이야기를 담은 권윤덕 작가의 동명 그림책을 무대로 옮겨 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아픈 사연을 대사로 설명하는 대신 섬세한 움직임으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뮤지컬, 판소리, 마임, 드로잉까지 재미있는 연극적인 표현들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36개월 이상의 어린이부터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창작터 하늘에의 ‘목 짧은 기린 지피’는 동화책 작가 고정욱의 동명 원작을 처음 무대에 올린 것이다. 아프리카 초원을 무대로 서로 다른 모습과 능력을 지닌 동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을 그렸다.

극단 하땅세의 ‘붓바람’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선 굵은 동양화와 다양한 색감의 서양화를 직접 그려 보이며, 동생이 없어 외로운 대성이와 돼지 달봉이의 여행으로 어린이 관객들을 안내한다. 또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꾼들이 들려주는 ‘하얀 눈썹 호랑이’, 한호진 작가의 원작을 마임뮤지컬로 각색한 ‘청소부 토끼’, 아동극단 누리의 ‘파랑새’도 만날 수 있다.

이윤택 예술감독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작 ‘산 너머 개똥아’와 이 작품을 독일의 예술가들이 재창작한 ‘베를린 개똥이’도 공연된다.

‘아시테지’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란 의미의 프랑스어 약자다. 1965년 창립 이래 전 세계 86개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극을 통해 아동·청소년들이 상상력과 감성, 사고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스스로 문화적 권리를 깨닫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축제를 열어 왔다. 여름에는 해외 초청작들을, 겨울에는 엄선된 국내 작품들을 집중 소개한다. 공연 정보는 인터넷 홈페이지(www.assitejikore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1만5000∼2만원(02-745-5862).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