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국립극장 무대서 단독 공연

입력 2013-12-17 01:33


감성적인 목소리로 유럽의 팬들을 사로잡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44·사진)이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윈터재즈’라는 타이틀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1∼22일 ‘나윤선 콰르텟의 트릴로지(Trilogy)’, 24∼25일 ‘나윤선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올린다. 국립극장이 1950년 개관한 이래 재즈 뮤지션의 단독 공연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콰르텟의 트릴로지’ 무대에서는 지난 5년간 발표한 3부작 앨범 ‘부아야주(Voyage)’ ‘세임 걸(Same Girl)’ ‘렌토(Lento)’의 주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이어 ‘특별한 크리스마스’ 무대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국악 연주자들과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 거문고 명인 허윤정과 생황 연주자 이향희와 호흡을 맞춘다. 나윤선의 국악 협연은 처음이다.

최근 간담회에서 그는 “한국 공연은 가장 부담되면서 동시에 기대도 된다”며 “올 한해 여기저기 다니며 경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들려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악과 재즈는 즉흥성이 많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아요. 예술의 경계를 넘어 영역을 확장한다는 취지로 국악 협연을 준비했어요. 우리 콰르텟과 국악기가 만나 어떤 소리를 낼지 저도 궁금합니다.”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그는 200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럽을 대표하는 독일 재즈 프리미엄 레이블 ACT와 정식계약을 했다. 이후 발매한 ‘부아야주’(2009) ‘세임 걸’(2010) ‘렌토’(2013) 등 앨범은 그를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우뚝 서게 했다. 재즈 앨범으로는 드물게 10만장 넘게 팔렸다. 공연도 각국에서 해마다 100회 이상 올릴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는 앨범마다 ‘아리랑’을 여러 버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조금 자유로운 아리랑을 선보일 생각이에요. 외국 뮤지션들이 아리랑의 원류를 무척 궁금해 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를 갖고 참여할 것 같아요.”

국립합창단 초대단장을 지낸 나영수(75)씨가 그의 아버지다. 어릴 때 부친을 따라 국립극장에 자주 왔다는 그는 “아버지가 새벽까지 너무 힘들게 연습하시는 걸 보고 ‘나는 음악은 못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무대에 선 지 벌써 20년이 흘렀다”며 웃었다. 관람료 2만∼8만원(031-581-2814).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