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제전적지 가마오름 재개방 ‘감감’
입력 2013-12-16 15:06
[쿠키 사회] 제주지역의 일제강점기 대표적 군사유적인 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 동굴진지’가 지난 7월 잠정 폐쇄된 이후 개방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초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전쟁역사평화박물관 중 가마오름 동굴진지를 매입했으나 아직도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가마오름 동굴진지가 재개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도 소요될 전망이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올해초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전쟁역사평화박물관이 영업난 등을 이유로 일본인에게 매각을 추진하자 이를 막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지난 3월 등록문화재 제308호인 가마오름 동굴진지와 인접토지 2만8416㎡를 27억3600만원에 사들였다. 이어 평화박물관 건물 6채와 주차장 등 부지 9914㎡도 22억4800만원에 매입하려 했다.
그러나 소유자인 이영근 관장은 박물관 화장실 감정평가가 너무 낮게 나왔고, 선친 묏자리 분할 등을 요구하면서 건물과 토지를 팔지 않겠다며 당초 입장을 바꿨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이 관장이 무리한 요구를 내세운다고 판단, 매입을 포기한 뒤 지난 7월 24일부터 동굴진지를 잠정폐쇄했다.
제주도는 동굴진지의 안전진단과 관리·공개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지난 9월 8000만원을 투입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 용역은 내년 4월쯤 최종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제주도는 용역이 완료되더라도 동굴진지의 진입로가 기존의 평화박물관 부지에 막혀 있고, 주차장과 화장실·안내소 등의 편의시설도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하고 있다.
기존의 박물관 건물과 시설을 매입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진입로와 편의시설·주차장 등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지확보와 신축공사가 불가피해 내년 상반기까지도 재개방은 힘들고 수십억원의 예산도 소요될 상황에 놓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평화박물관 재개방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진입로와 편의시설·주차장 등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동굴진지를 정상적으로 일반에 공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