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진월동 고압선로 송전탑 5곳 40년 만에 철거

입력 2013-12-16 15:49 수정 2013-12-16 15:51

[쿠키 사회] 광주의 한 초등학교와 아파트단지 인근에 세워져 집단 민원의 표적이 돼온 진월동 고압선로 송전탑 5곳이 40여년 만에 철거된다.

광주 남구와 한국전력광주전남본부는 진월동 진제초교와 인근 아파트단지 상공을 지나는 고압선로 지중화 공사를 최근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한전 측은 고압선로 매설에 따라 1970년대 초반 설치했던 인근 송전탑 5곳을 철거하고 있다.

1억2000만원을 들여 지난 6일 시작된 철거공사는 현재 모 아파트 앞 50m 지점에 설치된 30m 높이의 송전탑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중화 선로를 유지하기 위한 새 송전탑은 해당 아파트에서 제2순환도로 방향 쪽으로 110m 떨어진 곳에 따로 세웠다.

당초 진월동에는 남광주변전소부터 아파트단지까지 고압선로 송전탑 5곳이 설치돼 그동안 전자파 피해 등 집단 민원이 잦았다.

송전탑이 세워진 1970년대까지 진월동은 광주 외곽으로 주민들의 왕래가 뜸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들어선 이후 송전탑을 옮겨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전 측은 2007년부터 147억원을 들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에 나섰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남구가 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위해 송전탑을 당초 이전부지가 아닌 제2순환도로 건너편으로 이설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설공사는 2008년 5월 중단됐다.

남구는 지하2층, 지상 2층에 수영장과 레슬링장, 다목적실을 갖춘 체육관을 2015년 3월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한전 측은 송전탑을 제2순환도로 건너편으로 옮길 경우 30억원의 추가비용이 필요하고 사유지 매입 등으로 공사기간도 2년 이상 늦어진다며 반대했다.

2009년 3월 개교한 진제초교 학부모들도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신속한 이전을 촉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압선로를 땅속에 묻고 송전탑 1곳만 신설하기로 합의해 지난해 공사가 재개됐다.

남구 관계자는 “새 송전탑에 연결된 일부 고압선로가 지상에 노출돼 있지만 아파트 단지와 초교 등에 전자파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