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대는 삼성… 100회 회의 강행군 "내년 경기회복기 대비 글로벌 사업 전략 짜자"

입력 2013-12-16 02:29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고공비행하는 삼성전자가 내년 글로벌 사업 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17일부터 나흘 동안 지역총괄 조직과 본사의 사업부가 엇갈리며 만나는 ‘100회 회의’ 강행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조직 개편에서 10개 지역총괄 가운데 5곳의 대표를 바꾸며 해외영업 조직망을 재정비했다.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선전해 왔지만 ‘고삐’를 더욱 바짝 죄어 내년 경기회복기에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0개 지역총괄 대표와 10개 사업부가 만나 사업부별 해외 전략을 수립하는 전략협의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품(DS) 등 3대 부문 10개 사업부로 돼 있다. 지역총괄 및 사업부가 연쇄적으로 만나면서 회의가 100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DS 부문은 17~18일 기흥사업장에서, CE 부문은 18일 수원사업장에서, IM 부문은 20일 수원사업장에서 각각 회의를 연다. 19일에는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주재하는 총괄회의도 개최된다.

회의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지역별 경제 상황 등 거시 흐름을 바탕으로 해외 영업 현장 목소리를 담아내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지역총괄이 ‘내년에 우리 지역에 이러이러한 제품이 필요하고 이런 기능은 꼭 넣어 달라’고 주문하면 해당 사업부가 지역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해외 법인장과 마케팅 책임자, 해외 공장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다. 회사 전체 임원 1200여명 중 3분의 1이 머리를 맞대는 셈이다.

한편 삼성생명이 지난 13일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5.81%(739만6968주)를 사들이면서 삼성그룹의 지분 대이동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간 지주회사’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이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 금융지주회사가 되는 방식이 가능하다.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일 때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하는 제도다. 다만 법 개정이 늦어져 아직 도입하지 못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도입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안정적 투자수익 때문에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