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옥토끼 달나라로 가다… 창어 3호 달 착륙 성공

입력 2013-12-16 01:35

15일 새벽 4시35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우주비행통제센터에서 숨을 죽이던 지상 요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달에 사는 선녀) 3호에서 달 탐사차인 위투(玉兎·옥토끼)호가 성공적으로 분리됐기 때문이다. 옥토끼호는 이어 달 표면에 선명한 바퀴자국을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어 3호는 7시간24분 전인 14일 밤 9시11분 달 표면 ‘훙완(虹灣)’ 구역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옛 소련에 이어 세 번째다. 창어 3호가 지난 2일 쓰촨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지 12일 만이다.

착륙 지점은 달 표면 서경 19.5도, 북위 44.1도에 해당한다. 창어 3호는 달 표면 100m 상공에서 일단 정지해 착륙 지점에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한 뒤 다시 하강해 4m 상공에서 자유 낙하했다.

훙완은 ‘무지개만’이란 뜻이다. 달의 정면에 위치한 남북 100㎞, 동서 300㎞가량 되는 곳으로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과학자들이 지난 17세기 달 표면에 이름을 붙이면서 어두운 곳은 ‘바다’, 밝은 곳은 ‘육지’, 그 중간은 ‘만’ 등으로 부른 데서 유래했다.

미국이나 옛 소련은 달 탐사위성을 달 적도 부근에 착륙시켰다. 중국은 이들 나라가 탐사하지 않았던 지역을 선택함으로써 연구할 수 있는 과제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국영 CCTV는 생중계를 통해 창어 3호 달 착륙 과정과 창어 3호에 탑재돼 있던 옥토끼호가 분리돼 나오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다. 분리 작업이 시작되기 전 기기상태, 환경조건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확인되자 옥토끼호는 먼저 태양광을 받아들이는 날개와 안테나를 폈다.

옥토끼호는 창어 3호에서 펼쳐진 궤도를 따라 서서히 움직인 뒤 달 표면에 발을 내디뎠다. 무게 140㎏으로 영하 180∼영상 150도에서도 작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진공상태나 각종 방사선에도 견딜 수 있다. 시속 200m로 움직일 수 있고 20도 경사도 올라간다. 20㎝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중국 언론은 옥토끼호의 모든 부품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옥토끼호는 앞으로 3개월 동안 탐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태양에너지로 움직이는 옥토끼호의 탐사 범위는 5㎢에 달한다. 첨단 장비를 이용해 달의 지형과 지질구조를 탐사하고 각종 사진과 관측 자료를 전송할 예정이다. 특히 달 표면 30m 깊이의 토양도 채취한다. 기본 임무를 마친 창어 3호와 옥토끼호는 회수되지 않고 영원히 달에 남게 된다.

중국은 달 탐사프로젝트를 2020년 완성을 목표로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달 궤도를 도는 것, 2단계는 달에 착륙하는 것, 3단계는 달에서 얻은 자료를 갖고 지구로 귀환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창어 3호 달 착륙은 2단계에 해당한다. 중국은 우주개발사업을 인민해방군 총장비부 주도 아래 진행시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