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암호 해독 美 NSA서 기술 확보

입력 2013-12-16 01:33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들이 휴대전화 도청을 방지하는 암호화 프로그램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가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하고 러시아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자료에는 NSA가 휴대전화 암호 기술의 일종인 A5/1을 손쉽게 풀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실제로 NSA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암호 키(encryption key)가 없는 상태에서도 A5/1 암호화 알고리즘을 풀 수 있다”고 자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A5/1은 1980년대 개발된 휴대전화 암호화 기술로, 주로 과거 2세대(2G) GSM 방식의 이동통신에 이용됐다.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선진국에서 이미 채택된 3G 혹은 4G 방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휴대전화 통화는 2G 방식으로 이뤄지고, 휴대전화에 3G나 4G라는 표시가 있어도 실제로 음성통화는 2G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NSA는 A5/1 암호화 알고리즘을 해킹해 언제 어디서든 이를 도청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스노든에 대한 조건부 사면을 놓고 NSA 내부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NSA에서 이번 기밀유출 사건 조사를 책임지고 있는 릭 레젯은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조건부 사면이나 감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에 대해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스노든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법적인 책임을 줄여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