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국방위 안전보위부-내각… 김정은 직접 관장
입력 2013-12-16 01:35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력재편 과정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방위 국가안전보위부, 내각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3대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구는 모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할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조직지도부를 통해 장성택이 관장했던 노동당 행정부의 기능을 흡수하고, 당을 직접 통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조직지도부가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만큼 감찰 기능도 있다”면서 “장성택 처형 후 조직지도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와 감찰·사법을 담당하는 행정부는 북한의 최고 권력인 노동당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행정부라는 한 축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지도부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목할 점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4일 발표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장의위원 명단에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조직지도부장 자리를 지금처럼 공석으로 비워둔 채 조 제1부부장에게 직접 지시하는 형태로 당을 통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제1부부장은 지난 8일 장성택 숙청을 발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 14명만 앉는 주석단 뒷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그의 강화된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가안전보위부는 ‘공포정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서라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를 강화하는 친위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위부는 장성택 처형 과정에서 내사를 맡았고, 악명 높은 정치범관리소를 관장하고 있다. 또 실세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원홍 보위부장이 충성경쟁을 벌일 경우 김 제1위원장의 장악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내각 역시 김 제1위원장이 최근 건설공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12일 장성택을 처형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 판결문에서 “장성택이 내각 총리를 노렸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김 제1위원장이 내각 중심으로 경제를 이끌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을 공식 비판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의 뜻을 받들어 내각을 통솔하겠다는 일종의 ‘충성서약’으로 볼 수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