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공 미사일 ‘천마’ 엉터리 업체가 정비
입력 2013-12-16 02:28
정비 기술도 없이 우리 군의 지대공 미사일 ‘천마’의 유지보수 용역을 낙찰 받은 뒤 불법 하도급을 준 자격 미달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방위사업청과 천마의 탐지추적 장치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한 뒤 다른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고 용역 계약금액 8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군수업체 A사 대표 김모(49)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천마는 육군의 주력 장갑차인 K200에 탑재하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김씨는 천마를 정비할 기술은 있지만 신용평가등급 점수와 기술인력 보유 점수가 낮아 방사청 심사를 통과할 수 없었던 소규모 개입사업체인 B사를 입찰에 끌어들였다.
이들은 천마의 정비 용역을 낙찰 받으면 B사가 하도급 형식으로 대신 정비하는 대신 전체 용역비 중 4억2000만원을 B사에 건네기로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청은 군 장비의 품질 보증을 위해 정비 하도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A사는 지난해 말까지 천마를 직접 유지보수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방사청으로부터 전체 8억8000만원 중 5억4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방사청이 실제 유지보수 원가를 산출해보니 8500만원에 불과했다. 제대로 정비하지 않고 계약금의 6배 이상을 부풀려 받아 챙긴 것이다.
경찰청은 또 육군 군수사령부 검사관 김모(37) 준위에게 300만원을 주려고 한 혐의(뇌물공여의사표시)로 방사청 서기관 출신인 A사 전무 노모(60)씨를 입건했다. 노씨에게 관련 정보를 넘겨준 방사청 직원 2명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