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윤필교] 공감온도 높이는 강연문화
입력 2013-12-16 01:32
이 프로그램에는 스타 강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락이나 예능도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즘 인기 있는 ‘강연’ 프로그램이다. 강연문화의 붐을 이끈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과 TV ‘강연 100℃’, 모바일 강연 ‘TED’도 인기가 있다. 그 가운데 ‘강연 100℃’는 인생의 끓는점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다.
‘천원식당’을 열어 사랑을 실천하는 암환자, 실패에서 성공을 배운 개그맨, 화상의 아픔을 극복한 구두 수선공, 특목고 왕따였던 청소년 상담소장, 건설업체 사장이었던 택시기사, 아들의 아토피를 고친 아버지, 치매를 극복한 76세 암기왕, 연탄 배달부, 뻥튀기 장수 등.
특히 올해 초 신년특집에 출연한 김희아씨 강연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사람들은 저를 보고 최악의 조건을 가졌다고 말하지만, 저는 지상에서 최고의 조건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왼쪽 뺨에 커다란 붉은 점을 가지고 태어난 김씨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예쁜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릴 때 보육원 앞에 버려진 그는 얼굴 반쪽을 덮는 큰 점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당했다. 살아가는 게 너무 버거웠다. 하지만 극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뒤 모든 상황이 감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스물다섯 살 때 얼굴에 암이 찾아왔다. 오른쪽 얼굴뼈를 절단하고 피부이식을 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감사를 잊지 않았다. 수술 후 깨어나면서 그는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음을 감사했다.
학력, 나이, 국적, 스펙을 뛰어넘어 역경을 기회로 삼은 강연자들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온도를 높이고 있다.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인생의 큰 시련 앞에서 보통 사람들이라면 주저앉아 버렸을 상황을 극복해낸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역경지수인 AQ(Adversity Quotient)가 높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크고 작은 시련과 역경을 끊임없이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성과가 별로 없거나 삶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끝이 없어 보이는 광야를 혼자 걸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고통의 긴 터널 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역경지수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보자. IQ, EQ를 넘어 A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다.
윤필교(기록문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