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다한증

입력 2013-12-16 01:36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웬만해선 땀이 날 일이 없지만 다한증 환자는 예외다. 계절과 관계없이 손, 발, 겨드랑이 같은 특정 부위에서 많은 양의 땀이 나와 생활에 불편을 겪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인구의 1∼3%가 이런 다한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체온 조절을 위해 더우면 땀을 흘린다. 이를 ‘생리적 발한’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이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땀을 흘려 사회생활에 문제를 가져오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일차성(원발성) 다한증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구별된다.

일차성 다한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겨드랑이, 손바닥, 발바닥, 얼굴 등 특정 부위에 국소적으로 땀이 과다 배출되는 경우다. 반면에 이차성 다한증은 감염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내분비 문제, 뇌종양과 척수손상 등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 약물남용 등으로 인해 땀을 병적으로 많이 흘리는 경우를 가리킨다.

일차성 다한증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교감신경의 기능항진에 의한 자율신경기능의 이상으로 생기지 않을까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손발의 땀은 외부 온도에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긴장하는 경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증가하는 까닭이다.

일차성 다한증은 또한 전체 환자의 82%가 14∼25세 청소년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환자들 대부분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최고조에 달해 더 문제가 된다. 과도한 땀 분비가 학업이나 특별활동 또는 사회활동을 방해해서다.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보면 시험을 볼 때나 손으로 악기를 다룰 때와 같이 긴장된 상황에서 땀 분비가 과도하게 일어나 괴롭다고 하소연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취직 시험을 볼 때, 다른 사람과 악수할 때 손바닥에서 땀이 줄줄 흐르곤 해 곤혹스럽다고 말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손 다한증은 내시경을 이용해 교감신경 절이나 교감신경 줄기를 잘라내는 수술 요법과 주사를 이용해 교감신경의 일부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두 방법 모두 손에 땀이 나게 하는 흉추 2∼4번 사이 교감신경기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치료 후 손이 아닌 허벅지 엉덩이 가슴 등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을 피할 수 없다는 게 흠으로 지적된다.

또 발에만 유독 땀이 많이 나는 발 다한증은 주사제를 이용한 요부(허리)교감신경차단술로 치료하고. 여성에게 흔한 겨드랑이 다한증은 대개 피하(皮下)의 땀샘을 파괴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한편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질환을 없애야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한경림 기찬신경통증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