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마을주민 수면제 복용 자살 기도

입력 2013-12-13 20:03

[쿠키 사회] 경남 밀양 송전탑 마을 주민이 많은 양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주민 유한숙(74)씨가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음독자살한 지 일주일 만에 또 자살 기도 사건이 발생해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지 주목된다.

13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시 단장면 마을 주민 K씨(41·여)가 단장면 범도리 96번 송전탑 현장 입구 황토방 농성장 안에서 수면제가 포함된 많은 양의 약을 먹고 쓰러져 있다가 경찰 등에 발견됐다.

K씨는 119구급대원에 의해 밀양병원에 옮겨져 2차례 위 세척을 받은 데 이어 창원 삼성병원에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다. 병원 측은 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약을 먹고 나서 권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수면제 40알을 먹었다’고 전했고, 남편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날 황토방 농성장 인근에서 경찰의 채증에 강력히 항의하고 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약을 먹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대책위는 또 권씨가 유서를 써 두었다고 밝혔다.

유서에는 송전탑 건설 반대와 함께 한전을 비판하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