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16일부터 운행 감축

입력 2013-12-14 03:32

철도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오는 16일부터 수도권 전철의 낮 시간대 운행이 줄어든다. KTX도 17일부터 하루 24회 운행을 감축한다. 코레일 노사는 13일 오후 첫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코레일 최연혜 사장은 13일 서울역 코레일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체 근무인력의 피로 누적 등으로 안전운행에 우려가 예상돼 다음 주부터 열차 운행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을 출퇴근 시간에는 지금처럼 운행하고 낮 시간 운행은 하루 178차례 줄이기로 했다. 주중 하루 2109회에서 1931회로 8.4% 감축된다. KTX 운행은 주중 하루 200회에서 176회로 12% 줄인다. 주말에도 232회에서 208회로 감축한다. 일반 열차의 경우 새마을호와 통근용 열차는 기존대로 운행하지만 무궁화호는 16일부터 10회 감축한다. 누리로 열차는 12회 증편 운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서울지하철노조가 18일 연대파업을 선언해 다음 주 중반 이후 전국적인 교통대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류 수송은 파업 이틀째부터 화물열차 수송률이 30%대로 떨어져 이미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시멘트 수송물량은 평소 대비 30%까지 줄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를 위해 파업을 즉시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코레일 노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 파업 닷새 만에 첫 실무교섭을 용산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가졌으나 4시간30분만에 결렬됐다. 노조는 14일 서울역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연다. 노조는 14일 오후 2시까지 사측이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상황이어서 주말이 파업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사측은 파업 중인 노조원에 대한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코레일이 대체인력으로 한국교통대 철도대학 재학생 238명을 투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레일 측은 “보조 인력이며 사전교육과 실무 수습을 수행한 뒤 투입했다”며 “입사 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 지하철이 탈선하거나 운행 중단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오전 8시25분쯤 코레일이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에서 인천행 전동차가 차량 고장으로 멈추는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오전 6시40분에는 서울 월계동 이문 차량기지에서 코레일 소속 전동차 10량 중 2량이 탈선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