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회식 다음 날 사우나 대신 물 많이 마셔라

입력 2013-12-14 01:27


송년회 시즌입니다. 요즘 아침마다 부쩍 푸석푸석해진 얼굴로 ‘속이 쓰려 죽겠다’며 울상을 짓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누가 그렇게 맘껏 먹고 마시라고 부추긴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우리 몸은 술이 다량으로 들어오면 알코올 분해 효소를 분비하고,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부신피질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또 알코올 해독 과정에서 수분도 많이 소비합니다. 보통 1대 10의 비율로 수분이 빠져 나간답니다. 흔히 술을 마실 때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음주 다음 날, 숙취가 심하다며 빨리 깰 목적으로 사우나를 찾아 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이는 그리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닙니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사우나를 하면 탈수 현상을 더 부채질하는 꼴이 되거든요. 의사들은 꼭 목욕을 해야겠다면 미지근한 물로 간단히 샤워를 하는 정도로 마치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음주 다음 날 숙취를 푸는 방법은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충분히 마시는 것이 상책입니다. 체내에 남은 알코올과 기름진 안주로 인한 염분을 배출하는 효과는 물론 알코올의 탈수작용으로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 밤새 푸석푸석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만드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이들은 음주 후 정신을 맑게 한다고 여러 잔의 커피를 진하게 마시기도 하는데, 이 역시 피해야 합니다. 카페인은 알코올에 의한 탈수로 푸석푸석해진 피부건조 현상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