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세계반응] “히틀러·스탈린 연상”
입력 2013-12-14 03:27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처형 소식에 미국의 조야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밤 워싱턴DC 교외의 버지니아주 매클린에서 열린 ‘코리아클럽’ 송년 모임에서 최대 화제는 장 부위원장의 처형 소식이었다. 코리아클럽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는 미국인들과 한인들의 모임이다.
피터슨연구소 마커스 놀런드 연구원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형 집행 뉴스는 너무나 충격적인 반전”이라며 “북한 문제를 20년간 연구했지만 고위급 지도자의 처형 사실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기억에 없는 일이고 이렇게 극적으로 체포해 즉각 사형을 집행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쳉 리 연구원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공포스런 행위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연상시킨다”며 “이것은 김 제1위원장의 강건함을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취약성과 두려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더 만수로프 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젊은 치기로 그랬건, 개인적인 불안 정서로 그랬건 미국 정부는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태는 장 부위원장이나 김 제1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합리성이 결여된, 예측불가능이 표준이 된 북한 시스템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공식적으로는 “북한 내부의 문제”라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홍콩 봉황위성 TV의 두핑 시사평론가는 “김 제1위원장 권력 공고화가 최정점을 찍은 사건”이라며 “김 제1위원장이 권력 기반 안정과 확대를 위해 남은 원로 그룹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정보회의를 열고 북한 정세 등을 분석했다. 스가 장관은 “북한 내부에서 지금 어떤 항쟁이 벌어지고, 어떤 권력 구조가 돼 있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북한) 군의 영향력이 강화되면 북한 동향은 더욱 첨예화될 것”이라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