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장성택 전격 처형… “국가전복 음모”
입력 2013-12-14 02:27
북한 권부의 2인자로 위세를 떨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국가전복 음모행위 혐의 등으로 사형 판결을 받고 처형됐다. 김일성 주석 딸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로 1970년대부터 40여년간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그의 말로는 처참했다. 앞으로 북한에서는 노동당 조직과 군부, 내각 등에 대한 사상 초유의 전방위 숙청작업이 이뤄지면서 공포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는 12일 열린 재판에서 국가전복을 위해 정변(쿠데타)을 시도한 혐의로 장 부위원장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형을 즉각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장 부위원장이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자로 낙인찍혀 끌려나간 지 불과 4일 만이다.
중앙통신은 “장성택이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 장기간에 걸쳐 불순세력을 규합해 최고권력을 찬탈할 야망 밑에 갖은 모략과 비열한 수법으로 국가전복 음모의 극악한 범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또 장 부위원장이 재판에서 “경제가 완전히 주저앉고 국가가 붕괴 직전에 이르면 내가 총리를 하려고 했다”며 “(정변 수단은) 군대 간부들을 이용하거나 측근들을 모아 무력으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특별군사재판소는 판결문에서 영도 계승 방해, 개인 우상화, 나진·선봉특구 불법매각 혐의는 물론 화폐개혁 실패의 배후조종자로도 그를 지목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처형 소식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밝혔다. 미 정부가 북한 내부 사건에 대해 1시간여 만에 반응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남혁상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