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입력 2013-12-14 01:35


이기철(1943∼ )

달걀이 아직 따뜻할 동안만이라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사는 세상엔 때로 살구꽃 같은 만남도 있고

단풍잎 같은 이별도 있다

지붕이 기다린 만큼 너는 기다려 보았느냐

사람 하나 죽으면 하늘에 별 하나 더 뜬다고 믿는 사람들의 동네에

나는 새로 사온 호미로 박꽃 한 포기 심겠다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내 아는 사람이여

햇볕이 데워놓은 이 세상에

하루만이라도 더 아름답게 머물다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