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H조 3~4위… 철저히 준비해 16강 도약”
입력 2013-12-13 01:32
“우리의 위치부터 정확히 판단을 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H조의 3위 혹은 4위 정도의 위치입니다. 결국 2위까지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홍명보(44)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 편성과 관련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 주목을 끌었다.
홍 감독은 지난 7일(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 참석한 뒤 경기장과 전지훈련지 답사를 마치고 12일 새벽 귀국했다. 그의 표정은 단호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홍 감독은 첫 마디로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에 나오는 고사성어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연상하는 화두를 던졌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로, 상대와 나의 강점·약점을 알고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홍 감독은 “어떤 팀을 상대로 이기겠다는 전략보다는 우리가 얼마나 할 수 있고, 어떤 전력으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준비 단계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먼저 어떤 준비를 철저히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해외 도박사들의 전망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벨기에(11위)·러시아(22위)·알제리(26위)에 밀린다. FIFA 랭킹 54위인 한국은 H조 중에서도 꼴찌임에 틀림없다.
홍 감독도 그렇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내가 토너먼트 경험이 많이 있는데 상대팀 전력 분석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부터 매일 조금씩 발전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어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팬 여러분들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는 희망을 현실로 바꿔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과 대표팀은 일단 휴식을 취하다 내년 1월 13일 소집해 곧장 전지훈련지인 브라질로 떠날 예정이다. 이들은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약 3주 동안 브라질과 미국을 거치는 해외 전지훈련 일정을 세웠다.
코스타리카(31위)·미국(14위)·멕시코(20위)를 상대로 실전 모의고사도 치른다. 1월 26일 오전 10시에 로스앤젤레스에서 코스타리카와 맞붙고, 30일 오전 11시에 샌안토니오에서 멕시코를 상대한다. 2월 2일 오전 7시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미국과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홍 감독은 마지막으로 “1월 전지훈련과 3월 평가전, 5월 최종명단 확정까지 연계성을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은근과 끈기, 끝가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희망을 현실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