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전기차 i3 유럽서 인기 폭발… 배터리 독점 공급 삼성SDI ‘웃음꽃’
입력 2013-12-13 02:28
지난달 BMW가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전기차 i3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전기차용 배터리를 독점 공급 중인 삼성SDI가 만면에 웃음을 짓고 있다.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안에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하고, 내년에도 생산설비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
BMW의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독일에서부터 단계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i3는 사전예약 주문량만 1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부터 중국과 미국 판매가 시작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i8의 시장 반응도 뜨겁다. i8은 내년 7월 이후 출시될 예정인데, BMW 측은 이미 내년 생산량이 모두 예약판매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삼성SDI 울산사업장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은 요즘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생산라인 증설도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12일 “지난해부터 1개 라인을 꾸준히 증설해 생산량을 6배나 늘렸지만 주문을 감당하기 어려워 라인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며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2개 라인을 증설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필립 크리스티앙 엘라 BMW 부사장은 “삼성SDI와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문제를 협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잇따르면서 내년에도 생산라인 2개를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크라이슬러가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출시한 전기차 F500e에도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고, 폭스바겐과도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배터리 수요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과 가격은 노트북의 1000배 수준이다. 세계 자동차 판매의 1%(80만대)만 전기차가 차지해도 배터리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10조53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삼성SDI 자동차 배터리의 인기 비결이 차별화된 기술력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SDI가 BMW와 크라이슬러 등에 공급하는 60Ah(암페어)급 배터리는 세계 최대 용량으로 기존 저용량 30∼40Ah급에 비해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배터리 무게가 줄었고, 한 번 충전으로 더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는 최근 독일 시험인증 기관인 티유브이 라인란트(TUV Rheinland)로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자동차용 배터리 기능안전 매니지먼트(ISO26262 FSM) 인증을 획득했다. 자동차용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개발·생산 및 관리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안전하다는 것을 인증받은 것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