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 어디로] 여 “혁신노력 엿보여”-야 “참고자료일 뿐”

입력 2013-12-13 02:46

국가정보원이 12일 내놓은 자체 개혁안에 대한 여야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혁신하려는 노력과 고민이 상당히 엿보이는 자체 개혁안”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함량 미달 개혁안”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위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국정원 자체 개혁안에 대단한 내용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는 여권의 협상전략과도 맞물린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 방안과 관련해 ‘살라미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살라미 전술은 얇게 썰어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에서 나온 말이다. 큰 문제가 있을 경우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협상전술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자체 개혁안에 정치개입 금지와 국정원 예산 국회 통제 등 핵심 내용과 관련해 민주당의 요구를 대거 수용했을 경우 특위는 순조롭게 운영되겠지만 민주당이 계속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특위에서 민주당의 대응을 보면서 협상카드를 하나둘 정도씩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에도 마지노선이 있다. 대공수사권 이양 또는 폐지, 국내 정보파트 해체 등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정치 개입 직원에 대한 처벌이나 대공수사권 존폐, 국회 예산 통제 부분 등에 대해 언급조차 전혀 없다”면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자체 개혁안은 무시하고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이유다.

하윤해 정건희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