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FA-50 24대 수출 계약… 2조2100억원 이상
입력 2013-12-13 03:37
우리나라가 이라크와 국산 항공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21억 달러(2조2121억원) 이상의 경공격기 FA-50(이라크 수출명 T-50IQ)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영국 러시아 체코 등 항공 선진국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이뤄낸 쾌거로, 국산 항공기의 중동 지역 수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2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하성용 KAI 사장과 이용걸 방위사업청장, 김형철 공군참모차장, 이라크의 알 말리키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FA-50 24대 및 조종사 훈련 등의 수출계약(11억3000만 달러)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25년간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부품 공급, 정비 등 후속 군수지원 계약도 예정돼 있어 이번 수출의 총 규모는 21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항공기 수출은 인도네시아, 터키, 페루에 이어 네 번째다. 하지만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한 FA-50을 기체와 조종사 훈련, 후속 군수지원까지 패키지로 판매한 것은 이라크가 처음이어서 사실상 첫 국산 전투기 수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항공기들은 2016~2017년 이라크에 인도된다. FA-50 항공기 1대 수출은 중형자동차 1000대 수출에 맞먹는 고부가가치 창출로 4조3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와 3만6000여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FA-50은 디지털 비행제어·최신 항전장비 등을 장착한 초음속 훈련기로 F-15, F-22, F-35(JSF) 등 차세대 전투기 조종을 위한 최적의 훈련 기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공대공 미사일(AIM-9), 공대지 미사일(AGM-65), JDAM 유도폭탄 등 최첨단 무기를 장착해 경공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2002년 8월 처음 비행에 나섰으며 길이 13.14m, 폭 9.45m, 높이 4.82m, 엔진(GE-F404) 출력 8029㎏, 최대이륙중량 1만3500㎏, 최대상승고도 1만6760m 등이다.
KAI는 2009년 2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방한 때 T-50 계열의 항공기를 적극 소개하고 2011년 4월 말리키 총리의 KAI 본사 방문을 계기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필리핀 페루 보츠와나 등에 T-50 계열 항공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대 시장으로 평가되는 미국 훈련기 구매사업(T-X) 수주 활동도 내년부터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바그다드=공동취재단, 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