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속도 너무 과해” 박용만 상의회장 간담회

입력 2013-12-13 03:35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 민주화에 완급이 필요하다는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노동·환경 관련 규제가 대거 도입되면서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우려했다. 경제 활성화 입법을 빨리 처리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회장은 12일 출입기자단과 송년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내년에 선진국 중심으로 경제 호전이 예상되는데 우리 경제는 실제로 회복을 체감할 수 없는 짜증 섞인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한해가 우리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할 수 있는 막바지 시기”라며 경제 활성화 입법을 빨리 처리해서 기업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강조했다.

또 경제 민주화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경제 민주화에 대해 “경제 얘기에 정치적 수사를 붙임으로써 본뜻이 왜곡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입법 등으로 상당부분 (경제 민주화가) 진행됐는데 너무 과하게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선진국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반면 우리는 거꾸로 노동·환경 관련 규제가 대거 도입되고 있다.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시기·완급 측면에서 지나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내 기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해외로 나간다는 말이 입에 오르내린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 설비투자 대비 해외 설비투자 비율은 2011년 41.3%에서 올해 1분기 24.6%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35.9%로 다시 오르고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통상임금 소송의 대법원 선고가 18일에 내려진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판결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개별기업은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대안을 얘기하기 어려운 시점이고, 소급분이 한꺼번에 지급돼야 한다면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노용택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