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이사진 12명 배임 혐의 고발

입력 2013-12-13 02:42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코레일의 강경 대응 방침에 철도노조도 12일 이사진 고발로 맞대응하는 등 양측이 평행선만 그리고 있다. 철도와 지하철 사고 역시 잇따르면서 대형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고, 특히 18일 예정된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까지 가세할 경우 일대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철도노조는 지난 10일 코레일 임시이사회에서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의결한 이사 1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철도노조는 “이사회 출자 결정으로 코레일 노선의 축소 및 폐지가 발생해 경영·재산상 손해를 입을 수 있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또 코레일이 파업 첫날부터 파업 참가자를 전원 직위해제한 것과 관련해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연대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14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상경 투쟁도 예정돼 있어 파업 강도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정부도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밤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철도 민영화 가능성이 없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파업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코레일은 이날 조합원 863명을 추가 직위해제해 나흘간 모두 7611명을 직위해제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코레일이 고소한 철도노조 집행부 1명을 소환조사했다.

이 와중에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0시50분쯤 중앙선인 경북 의성군 비봉역 진입 직전 1㎞ 구간에서 벙커C유를 운반 중이던 제3350호 화물열차가 바퀴 균열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 측은 “사고 열차 기관사는 비조합원 기관사로 파업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파업에 따른 정비 부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전 11시20분쯤에는 서울 월계동 광운대역으로 회송 중이던 코레일 소속 지하철 1호선이 청량리역과 회기역 사이에서 30분간 멈추며 상행선이 한동안 불통됐다.

열차 운행 인력의 파업 참가율이 높은 수준이어서 대체 인력의 피로도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이날 승무원, 기관사의 파업 참가율은 각각 83%와 54%였다. 차량 점검 인력도 54%의 파업 참가율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화물열차 운행률은 나흘 연속 30%대에 그쳐 시멘트와 석탄 등의 수송에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까지 8만8674t(65억7000만원)의 운송차질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