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시리아 반군 군수품 지원 중단”
입력 2013-12-13 01:34
미국과 영국이 시리아 반군 지원을 중단했다. 서방 지원을 받는 반군의 무기고가 이슬람주의 반군에 넘어가면서 군수품 탈취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시리아이슬람전선(SIF)이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기지와 무기고를 탈취했다는 보도에 걱정하고 있다”며 시리아 북부 반군에 대한 비(非)살상용 군수품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FSA에 공급한 군수품의 상태를 확인 중이다.
SIF는 지난 7일과 10일 터키 접경인 바브 알하와 지역을 포위하고 FSA 최고군사위원회(SMC)의 본부와 창고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SIF는 이슬람주의 시리아 반군 6개 조직이 연합해 지난달 결성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슬람 정권을 세운다는 게 목표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연계설도 나온다.
FSA는 시리아 최대 반군조직으로 정권 교체라는 목표는 SIF와 같지만 극단적 이슬람주의를 경계하고 서방과의 협력을 강조한다. 미국은 FSA에 장갑차, 야간투시경, 통신장비 등을 지원해 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유엔 등 국제사회와 비정부기구가 진행 중인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수도 앙카라의 영국대사관 대변인은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이번 공격의 진상을 파악하는 동안 영국 정부도 FSA에 장비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 감축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반군을 계속 돕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의회에서 “시리아 반군 전체를 극단주의자로 봐선 안 된다”며 “반군 내 온건 세력과의 협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