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추모식 수화통역자 수년 전 정신분열증 앓았다

입력 2013-12-13 02:27

지난 10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의 연설을 수화(手話) 통역했던 흑인 남성이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탐상아 잔키스(34)는 자신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추모식장에서 수화통역을 할 당시 환청이 들리는 등 환각증세를 경험했다고 AP통신이 12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이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수년 전에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미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신은 공인된 수화통역사로 자신이 한 수화통역을 엉터리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며 자신이 무대에서 환각 증세에 시달릴 때 수화통역에 지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남아공 농아연맹 브루노 드루첸 사무총장은 11일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이 오바마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 옆에서 손을 움직이는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전 세계에 나갔는데 그의 손짓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드루첸을 포함한 수화 전문가 4명은 추모식 수화통역사로 나온 남성의 손짓이 남아공식도 미국식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의 팔과 손의 움직임엔 특정한 형식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수화도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공 수화언어는 국내 11개 공용어를 소화한다.

성 빈센트 농아학교 인그리드 파킨 교장은 “캐나다부터 중국까지 여러 나라 농아 공동체로부터 추모식 연단의 남성이 횡설수설하는 듯 보였다는 민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아공 정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추도식 수화통역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