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오릿사주 박해 이번에도 루머, 왜
입력 2013-12-12 16:10
이번에도 루머였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12일 최근 신자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인도 오릿사주 박해’ 관련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루머는 급진적 인도 불교도들이 20개 교회를 불태웠고 앞으로 200개 교회와 200명의 선교사들을 24시간 안에 죽인다는 내용이다.
KWMA 서정호 총무는 이날 “몇 차례에 걸쳐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인도 현지 선교사에게 확인한 결과 근거 없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오릿사주 관련 루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3월에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인도 오리사 지역에서 극우 종교 단체가 20개 교회를 불 질렀고 선교사들을 학살하려 한다”는 내용이 확산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루머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는 인도 동북부 오릿사주 자체가 원래 힌두교와 기독교 간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8월에는 지역 힌두 지도자 사라스와티가 살해당하면서 과격 힌두단체가 이를 기독교인들의 소행이라 단정 짓고 무차별 테러를 저질러 20여명의 신자들이 사망했다.
또 지역 선거 등 정치적 이유도 원인으로 작용해 루머를 통해 불안에 떨게 하려는 수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9년 3월 오릿사주의 힌두 민족주의 정치 지도자가 괴한에 피살되면서 현지 경찰은 모택동주의 반군에게 혐의를 두고 수사하기도 했다.
현지 이단 단체들의 소행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0년 루머의 경우는 ‘굿 뉴스’라는 이름의 한 이단 단체가 국제예수전도단(YWAM)의 이름을 사칭해 박해 메시지를 유포시켰다.
인도에서 활동중인 A선교사는 “루머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지역 사정에 밝지 않은 사람이 퍼뜨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단이나 선교사를 아는 현지인들이 혼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유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WMA 서 총무는 “기독교 박해 등 소식이 SNS 등으로 전해질 경우 해당 내용을 반드시 확인 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인도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단 선교부나 단체, 또는 KWMA 등으로 연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