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찰, 임금인상 요구 파업… 치안 구멍 약탈사태에 사망 속출

입력 2013-12-12 02:31

아르헨티나에서 경찰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해 치안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 범죄자들이 약탈을 벌이는 과정에서 숨진 시민들도 최소 10명에 이른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아르헨티나 경찰 파업은 현재 전국 23개 주 가운데 17개 주가 동참하는 등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경찰이 손을 놓으면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쪽으로 700㎞ 떨어진 코르도바 시에서 시작한 약탈 행위는 다른 도시들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차코, 추부트, 코리엔테스, 엔트레리오스 등 파업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슈퍼마켓이나 상점에서 약탈행위가 횡행하고 있으며 주민 간 충돌로 인한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미 주민 10명이 사망했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부상자도 200여명에 이른다. 일부 주민은 직접 총기로 무장하거나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정치권에서는 경찰의 임금 인상에 반대하지 않지만 지방 정부들이 막대한 규모의 빚을 떠안고 있어 경찰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임금 인상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파업이 수그러들지 않아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훌리오 알락 아르헨티나 법무장관은 경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 파업과 약탈 행위에 배후가 있으며 정부는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코르도바 주 가톨릭 교구에 전화해 상황을 묻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