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사흘째… 화물열차 운송률 37%로 급감 주 후반 피해 불가피
입력 2013-12-12 02:30
철도노조 파업 사흘째인 11일 코레일의 화물열차 운송률이 연일 평시의 30%대로 뚝 떨어지면서 물류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화물열차 운행이 줄어든 여파로 시멘트 운송량 역시 평시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당장 이번 주 후반부터는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전국 곳곳의 저장시설에 쌓아둔 비축분이 일부 남아 있고, 도로를 이용한 대체 운송수단을 가동하고 있어 아직 피해가 크진 않다”며 “하지만 비축분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주 후반부로 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멘트협회 측은 철도노조의 파업이 8일간 진행된 2009년에는 7만여t의 시멘트 운송 차질로 직접 피해만 47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코레일이 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가 평시 279회에서 104회로 운송률이 37%에 머물고 있다.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부산항, 광양항, 오봉지구는 평시 57회에서 28회, 시멘트를 수송하는 동해·제천지구는 평시 56회에서 17회로 감축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 지역 시멘트 철도 수송은 하루 평균 2만2000t에서 9800여t으로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부산항에서 물동량을 수송하는 화물열차는 하루 평균 72편이지만 운행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부산신항역의 경우 하루 평균 470개의 컨테이너(20피트 기준)가 운송됐지만 10일에 이어 11일에도 3분의 1로 줄어 160개만 운송됐다. 그러나 이미 파업에 대비해 지난주 긴급화물을 모두 운송해 신항역 인근 야적장에 적체화물은 전혀 없는 상태다.
KTX,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는 파업 첫날인 지난 9일 이후 정상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마을호 열차는 평시 대비 75%, 무궁화호는 68% 수준으로 각각 줄어 이들 열차 이용객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9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이후 10일부터 누리로 22편 운행을 전면 중단, 서민과 학생들의 불편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신창 등에 운행되는 누리로는 출퇴근, 통근 열차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노조는 코레일의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계획’ 의결에 반발, 대전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노조는 11일 오후 서울역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철도파업지지 연대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야간에는 천안을 비롯한 전주, 순천, 목포역 등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노조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은 철도시설을 국가가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국가 소유 철도를 민간이 운영하도록 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1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배임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노조의 파업에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첫날 노조 간부 194명을 부당노동행위와 무고죄 등으로 고소고발하고 파업 참가 조합원 4356명을 직위 해제한 데 이어 둘째 날 1585명, 셋째 날 807명을 추가로 직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파업 참가로 직위가 해제된 노조원은 6748명으로 늘었다.
코레일은 파업 첫날 참가율은 32.9%였고 이날 현재 업무에 복귀한 인원은 610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의 조속한 복귀를 당부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전국종합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