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共 파병 프랑스軍 2명 피살

입력 2013-12-12 01:31

이슬람계 반군과 기독교계 민병대의 충돌로 대량 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치안유지 활동을 벌이던 프랑스군 2명이 숨졌다. 파병 이래 첫 사상자다. 이번 충돌로 인한 현지 사망자 수는 500명을 넘어서는 등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에 파견된 프랑스군 2명은 수도 방기 시내에서 반군과 민병대의 무장해제 작전을 벌이다 반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AP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9일 밤 야간 순찰을 돌던 중 반군과 맞닥뜨려 격렬한 총격전을 벌이다 변을 당했다. 현재 방기에서는 폭도들이 돌을 던져 시민을 죽이고 병원에 들어가 환자들을 살해하는 등 만행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방기를 방문해 숨진 병사들을 애도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추모식 참석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을 찾은 올랑드 대통령은 병사 2명의 관 앞에서 조의를 표한 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학살을 막기 위해 프랑스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셸 조토디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임시 대통령 역시 프랑스군 2명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프랑스 파병군은 평화와 치안을 재건하는 우리의 파트너”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태 해결을 위해 6000만 달러(약 631억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지원키로 했다. 이 원조는 중앙아프리카에 파병된 프랑스군과 아프리카연합(AU)의 군사작전을 돕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은 또 프랑스의 협력 요청에 따라 군 수송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3월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계 무장세력 ‘셀레카’ 반군과 이에 반발한 기독교계 민병대 사이에 투쟁이 지속돼 왔다. 지난 5일부터 대규모 유혈충돌로 번지면서 적십자가 집계한 사망자 수는 10일까지 461명에 이른다. 이 수치는 방기에서 수습한 시신만 집계한 것이어서 무슬림 사원에 매장된 시신을 합치면 500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최근 몇 주 동안 집을 잃은 주민도 10만8000명에 이른다고 했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지난 3월 이후 전체 인구(460만명)의 10%가 넘는 48만명 정도가 난민 신세가 됐다고 분석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이 지역의 한 병원에 무장한 무리가 들어와 환자를 살해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병원은 의사 등 직원들이 피신한 상태라 현재 운영되지 않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방기 지역 책임자인 토마 커비용은 “병원 내 폭력행위는 환자들이 부상을 입고도 병원을 찾아오지 못하게 한다”며 이런 행태를 비난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