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은 또 뛴다… 이규혁 소치행 확정

입력 2013-12-12 01:38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규혁(35·서울시청)이 남자 500m와 1000m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돼 개인 통산 6회 출전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11일(한국시간) 공개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출전권 획득 현황에 따르면 이규혁은 소치올림픽까지 부상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올림픽 무대를 6번째로 밟는다.

1991년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규혁은 20년 넘게 전 세계의 빙판을 누비며 월드컵 등 숱한 국제대회를 제패한 한국의 간판 스프린터다.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차례 정상에 올랐다.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통산 1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97년 1000m(1분10초42), 2001년 1500m(1분45초20)에서 각각 세계기록을 작성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인정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30대 중반에도 월드컵 무대를 넘나드는 그는 외국 선수들에게도 존경받는 동료로 꼽힌다. 94년 릴레함메르 대회를 시작으로 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까지 다섯 대회 연속 출전했다. 소치는 6번째 무대다. 하지만 올림픽에선 무관의 제왕이었다.

이규혁은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되새겨보면 마지막을 위한 준비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은 메달과 상관없이 즐겁게 맞이하고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