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2013년에도 흠집난 골든글러브… “아예 외국선수 부문 만들라” 비난 봇물
입력 2013-12-12 01:37
올해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지난 10일 열린 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을 포함해 10개 포지션에서 수상한 선수들은 모두 ‘최고’로 손색이 없었다. 2년 연속 MVP에 뽑힌 박병호가 총 유효표 323표 중 311표(96.3%)를 받아 1루수 부문을 수상하는 등 받을 만한 선수들이 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투수 부문에서 또다시 외국인 선수들이 배제돼 야구 팬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46세이브로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였던 손승락(넥센)도 골든글러브 자격이 충분했다. 하지만 올 시즌 최다이닝 및 최다탈삼진을 기록한 리즈(LG), 다승 공동 1위 및 평균자책점 3위의 세든(SK), 평균자책점 1위인 찰리(NC)가 한국 선수였다면 결과는 달랐을지 모른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단 10명 뿐이다. 1999년 호세·로마이어, 2000년 우즈, 2002년 브리또, 2004년 브룸바, 2005년 서튼·데이비스, 2007년 리오스, 2008년 가르시아, 2009년 로페즈가 그 주인공. 타자가 8명이고 투수는 2명이다. 외국인 투수 비중이 강화된 2010년 이후에는 1명도 배출하지도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골든글러브에서 고배를 마시는 건 돈을 주고 고용하는 ‘용병’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슷한 성적이면 국내 선수들에게 상을 주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이 객관적인 성적은 좋았음에도 여러 차례 상을 놓쳐 논란이 됐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98년 한국프로야구 홈런 신기록(42홈런)을 세우며 시즌 MVP를 차지한 우즈가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에서 이승엽에게 밀린 것이다. 이승엽은 이후 2003년까지 매년 황금장갑을 차지하며 1997년부터 7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쉽게 탈락한 우즈는 2000년 지명타자로 자리를 옮겨 결국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지난해 나이트(넥센)가 장원삼(삼성)에게 밀려 골든글러브를 타지 못한 것도 이변으로 꼽힌다. 당시 장원삼은 17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이와 비교해 나이트는 16승으로 최다승에선 밀렸지만 평균자책점 1위, 최다이닝 1위, 승률 2위 등 다른 지표에선 장원삼을 압도했다. 그러나 7표 차이로 골든글러브를 놓쳤다.
올해도 외국인 선수가 배제되면서 야구 팬들 사이에는 골든글러브에 외국인 부문을 따로 만들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제라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를 통해 폐쇄적인 한국 야구 문화를 극복해야 할 것 같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