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앞 닥친 美 양적완화 축소… 中, 한국경제 방어막 될까

입력 2013-12-12 02:29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턱밑까지 덮쳐왔다. 이에 우리나라 주가지수가 요동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못지않은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이 방어막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양적완화 축소=요즘 속속 발표되고 있는 미국 경제지표는 개선세가 뚜렷하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고용지표가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20만3000명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실업률은 지난 10월보다 0.3% 포인트 내려간 7%였다.

상황이 좋아지면서 미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도 양적완화 축소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최근 “지난달 고용동향이 호조세를 보인 만큼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도 “기회가 왔을 때 조기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연준은 지금이라도 자산매입 규모를 제로(0)로 줄일 때까지의 세부적 일정을 제시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외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단행되거나 조기 단행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는 엔저라는 추가 부담까지 있어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희망 될까=하지만 시장에서는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를 이루는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의 26%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세가 뚜렷할수록 우리나라 수출기업에도 득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 무역수지는 4년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총 2022억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2.7% 늘었다. 시장 전망치인 7%를 5% 포인트 이상 웃돈 것이다. 수입 규모도 총 168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3% 뛰었다.

전문가들은 주춤하던 중국 경기가 안정세를 찾았다고 분석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확인되는 경제지표가 지난달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올해 4분기 중국 GDP성장률은 지난 3분기(7.8%)보다는 다소 내려간 7.6%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중국 경기가 연착륙 상황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국 GDP성장률 목표치가 다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 해석이 많다. 채 연구원은 “GDP성장률 하향 조정이 강도 높은 개혁이라기보다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0월 7.6%에서 7.7%로, 내년 전망치는 7.4%에서 7.5%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무턱대고 중국에 기대기보다 여러 변수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월까지는 현재 중국 경기의 수준이 유지되거나 소폭 개선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자재 수입화대 가능성, 통화정책 강도, 구조조정과 정부의 개혁정책 집행 여부 등을 점검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