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폐선 부지에 영호남 남도순례길 조성한다

입력 2013-12-11 16:52

[쿠키 사회] 영·호남 시민단체들이 국민대통합위원회에 청원한 ‘동서통합 남도순례길’ 조성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남도순례길은 경전선 폐선 부지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화합과 지역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다.

전남도는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남도순례길 추진위(전남 대표 강용재, 경남 대표 허정도)와 영·호남 8개 시·군이 지난 9일 진주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고 11일 밝혔다.

모임에는 시민단체 대표와 박완수 창원시장, 하성식 함안군수, 조유행 하동군수, 윤상기 진주시 부시장, 서기용 사천시 부시장, 이종철 김해시 건설방재국장 등 경남 지자체 6곳이 참여했다. 전남에서도 윤인휴 광양시 부시장과 송영종 부시장 등 경전선이 지나는 지자체 2곳에서 동참했다.

이들은 “경전선 복선화로 쓸모가 없게 된 옛 역사(驛舍)와 폐선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동서통합과 획기적 발전의 디딤돌을 놓겠다”며 “정부와 국회가 남도순례길 조성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공동선언문을 낸 배경에는 경전선이 지나는 8곳의 지자체가 따로따로 폐선 부지를 활용할 경우 난개발과 중복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공감대가 깔려있다.

경전선인 광주 송정역~경남 밀양 삼랑진 301㎞ 구간은 오는 2017년까지 모두 복선화될 예정이다. 이 중 1968년 완전 개통됐다가 폐선이 진행 중인 순천에서 삼랑진 169㎞ 구간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레저·생태·문화공간을 갖춘 남도순례길을 만들어 관광명소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지난 6월 출범한 추진위와 지자체 8곳은 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폐선 부지를 무상양여 또는 무상임대해 줄 것을 향후 정부와 국회에 공식 건의 한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의 대표적 공약인 ‘동서 통합지대 조성’ 핵심사업에 포함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추진위에는 경남 ‘마산 폐선로 푸른길 가꾸기 시민모임’과 진주·마산 YMCA, ‘광양 경전선 푸른길 운동본부’ 순천YMCA 등이 참여했다.

섬진강과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경전선에는 남도인의 애환과 굴곡진 역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010년 말 복선화 사업을 마친 삼랑진~마산 구간 등은 이미 철로를 걷어내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남도순례길이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통합지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