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항일투사 관련 문건, 경남 하동에서 발견
입력 2013-12-11 15:38
[쿠키 사회] 구한말 을사늑약(1905년) 이후 지리산을 중심으로 맹활약했던 항일투사 104명이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서 전사했다는 문건이 처음 확인됐다.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경남독립운동 연구소장)은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폭도에 관한 편책’과 LH토지주택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진중일지’, 그리고 일본군 보병 조선 주재군사령부가 엮은 ‘조선 폭도 토벌지’ 문건에서 이 같은 기록을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문건은 일본경찰과 일본군 보병이 작성한 자료로 항일투사들의 항쟁기록이 생생히 담겨 있다. 문건은 항일투사들이 경남 창의대 박동의(朴東義·산청), 류명국(柳明國·하동) 이 지휘하는 의병이 1908년 벌어진 일본군 ‘지리산 대토벌작전’에서 희생됐다고 기록했다.
문건은 또 윤영수(尹永壽, 윤승지·진주) 의병 80여명이 1908년 6월 5일 새벽 1시30분 하동 동북 약 50리 부근 옥종면 월횡에서 일본군과 교전하다 의병 51명이 전사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7월 10일에는 하동 동북 옥종면에서 의병 약 40여명이 일본군과 교전하다 13명이 전사했으며, 같은 달 1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의병 약 40여명이 1시간30분간의 교전 끝에 9명이 전사했다고 나와 있다. 10월 19일에는 의병장 이만용(李萬用, 이상수·사천·유명국 의병장의 부장 출신)이 지휘하는 의병 10여명이 옥종면 월횡 백곡에서 교전하다 4명이 전사했다는 기록도 들어있다.
정 연구소장은 “하동군 옥종면에서 교전하다 104명이 전사한 기록은 면 단위로서 가장 많은 의병이 희생된 것”이라며 “옥종면은 지리산을 끼고 있어 항일투사들이 유격전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그곳에서 많은 전투와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동=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