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前 총리, 운정회 창립총회 참석 위해 국회 방문
입력 2013-12-11 01:33
“배 고프면 민주주의도 자유도 누릴 수 없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10일 5년여 만에 국회를 찾았다. 자신의 아호를 딴 ‘운정회(雲庭會)’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도 경제력이 없으면 누릴 수 없다”며 “5·16 직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주 정확한 정치 노선을 정립했다. 배가 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고 자유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의 국회 방문은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이후 5년10개월 만이다. 그는 같은 해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사실상의 칩거 생활을 해왔다. 때문에 김 전 총리가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등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긴 했지만 건강이 호전된 듯 연신 밝은 표정을 보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그는 헌정기념관에 설치된 자신의 두상 조각품을 둘러보면서도 흐뭇해했다.
김 전 총리는 인사말에서 “맹자께서 어떻게 2000년 전에 오늘날 가장 소중한 말씀을 주셨는지 모르겠다”며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할 수 없다)을 인용했다. 행사장에는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한동 전 총리, 새누리당 정우택·서청원·정몽준·이인제 의원,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주로 여권 인사와 충청권 정치인들이 300여석의 좌석을 메웠다.
운정회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김 전 총리의 공적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설립됐고, 지인들 간 친목 모임의 성격도 띠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충청 지역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겨냥해 세(勢)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