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팀 이번엔 남미정복 이루려나… 월드컵 100년사 마지막 기회

입력 2013-12-11 02:40


유럽이 월드컵 역사 100년을 넘기기 전에 남미를 정복할 수 있을까.

유럽과 남미는 월드컵 역사에서 두 개의 거대한 기둥이다. 원년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모두 19차례 대회에서 유럽은 10번, 남미는 9번 우승했다. 다른 대륙에는 한 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고 판세를 양분했다.

하지만 개최대륙별 우승 판세에서는 유럽이 절대적으로 열세다. 유럽은 9번을 안방에서, 1번을 아프리카에서 차지한 반면 남미는 오세아니아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대륙(남미 4회·북중미 3회·아시아 1회·유럽 1회)을 모두 정복했다. 이로 인해 유럽은 스페인의 남아공월드컵 우승 전까지 80년 가까이 남미로부터 ‘우물 안 개구리’라는 조롱을 받았다. 특히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는 펠레(73)를 앞세운 브라질의 우승으로 안방에서 남미에 무릎을 꿇은 수모까지 당했지만 지금까지 설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팀들에게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특별한 이유다. 이번 대회는 월드컵 역사 100년을 맞는 2030년까지 마지막 남미 대회일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러시아는 2018년, 아시아의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확보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륙별 순환개최 방침 따라 2026년과 2030년 월드컵은 북중미와 오세아니아가 유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 입장에서 이번 대회는 월드컵 역사 100년을 넘기기 전에 남미를 정복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남미는 사상 최다인 6개국의 본선 진출로 어느 대회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유럽의 우승후보들은 대부분 두 팀씩 한 조로 묶였다. 우승후보의 조별리그 탈락이 속출할 경우 유럽의 남미 정복 가능성은 더 희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